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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혼자 살기 26

너무 많다. 뱀아.

연못 터줏대감인듯한 어미 뱀, 독은 없다하고 돌 위에 딩구는 폼이 사뭇 편안하다. 가까이 가도 모르는척 하기에 나도 모르는 척. "여기까지는 오지마라. 서로 놀라니까." 전언을 하고, 사이좋게 지냄. 1. 뱀 시간이 흐르고 연못의 올챙이 씨를 말리더니. 사진에 없지만 독사도 슬슬 나타나기 시작. 그녀석은 수돗가 라인을 넘어 마당으로 진출 아! 이제는 안돼 자연을 평화롭게 즐기러 왔는데 문을 열때 마다 독사가 있는지부터 봐야한다면? 그건 용납이 안된다는 결론. 내 평화를 긴장과 스트레스로 빼앗는 녀석들 (독사는 쌍으로 다님) 은 사실 나의 어려움은 모른다. 그들은 맛집 연못에 평화로운 일상 속에 어쩌다 인간이 잠깐 나타날 뿐이니까. 인간은 한번 입력되면 아주 오래 가고 그녀석의 입질 한번에 죽을 수도 있다..

산속살이 힘들지.

2021년은 유난히 태풍이 자주 왔다. 우 우 온 산을 휘감고 나무를 흔들어 울리는 바람 소리와 지붕에 내려 꽂히는 빗방을 소리. 천둥이 귀를 때리고 전기가 나감. 누가 이런 곳에 혼자 살겠나 싶은 밤들이 계속 됨 태풍이 불고 나니 샘에 연결된 모터에 물이 차서 나간 전기를 살리고 -여긴 전기업자 부르면 한나절. 그나마도 오지 않겠다. 기름값 달라.- 바닥이 돌이라 장마로 물이 차서 호박이 죽었다 삽질, 막힌 것은 흘러야 하는 인생처럼 ..... 열심 열심. 그렇게 가을에 들어서니 알알이 포도가 익어가고 시련은 늘 결실을 가져오진 않는다. 시련을 아주 잘 견뎌내 나를 잃지 않아야 몇몇은 망가지지 않는 세월. 포도쥬스를 만들어 볼까? 배나무 이리라 믿고 있던 나무에서 사과가 열렸다. 오! 아직 세살 밖에 ..

산속에서 홀로서기 (2년차)

석양을 보는 행복감을 여기서는 기대하지 않았다. 철저히 동향에 가깝기에 허나 아주 가끔은 너른 하늘가로 석양의 그림자를 만나는 순간도 있다. 볼 때마다 머리가 너무 무거운 거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전지를 해줘야 하나? 요즘 개량된 나무들은 인간 취향에 맞춰지다 보니 공부할 것도 많다. 이 아이를 내가 이해해야 꽃을 피운다. 이년 째 봄에 포도꽃이 피더니 열매가(?) 시골에서 혼자 살면 혼잣말을 시작하다 주변의 모든 생명에 말을 걸기 시작하게 되고 잘 적응이 되면 티브이소리에 의지하지 않고 조용히 침묵도 즐기게 된다. 드디어 포도 색이 입혀지다. 혼자 먹기에 넘치던 부추가 시덥지 않게 여겨질 때쯤 꽃을 피워 온갖 나비를 불러 모았다. 토종다래와 홍다래를 그늘 막이로 잎 사이로 아기 다래가 ...... 이..

정원 가꾼 지 일 년 후

아빠가 만들어 놓은 정원 옆에서 꽃과 나무를 벗 삼아 자랐다. 우리의 정서를 지배하는 감성의 트리거는 역시 순수한 시절에 감동을 주던 자연이 아닐까? 아빠가 심어 주셨던 장미꽃과 포도 나무등을 심고 엄마가 좋아하던 모란도 일년이 되지 않아 꽃을 피우다. 내 햇살 가득한 창에서 보면 멀리 산이......... 저녁 어스름엔 가스등 대신 태양광 불빛이 반짝. 아직 어설픈 장미. 논 흙과 돌 만 있는 땅이라 일년 호미질 삽질을 하고 나니 '회전근개파열' 왜 밤 마다 어깨통증으로 깨는지 몰랐다. 장미는 안개꽃과 함께 있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서 심어 보니 조화로운 아름다움이 . 엄마가 돌아가셨지만 그녀의 화단에 여전히 피고 지고 있던 모란 한 삽 가득 품어와 심었더니 엄마의 슬픔을 극복한 맑은 얼굴이 그립다..

산속에 집 짓고

해발 500 미터 주변이 산으로 둘러싼 넓은 땅에 원두막이 있었다. 원두막 옆에는 작은 연못이 있었고 나의 스승도 있었다. 2020년 서울에 살던 나는 지인에게 전화를 했다. 한달 안에 내가 가진 돈으로 알아서 작은 집을 지어줘. 전기와 수도만 있으면 돼. 2020년 2월 말 그 지인은 "한라산에 왔는데 폭설에 갖혀서 못가고 있어" "3월 10일이 이삿날이야. 누워서 잘 곳만 있으면 돼. 다만 냉장고 전기는 꽂게해줘." 2020년 3월 10일 바닥 시멘트가 마르지 않았지만 비가 오기도 했지만 "드디어 서울아 안녕! 내 인생아 안녕! 아이들로부터 자유! 세상의 쓰레기들과 안녕!" 이사와서 혼자 살기로 한 날. 집 창문 뷰. 구들도 설치했으니 뜨끈하게 나보다 먼저 살고 있는 물뱀 가족들..... 집 쪽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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