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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혼자 살기/가물치와 생명들 4

들고양이 친구와 아가들(4)

고양이와의 좋은 시간은 행복했다. 한편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이불을 깔아주고 비막이를 했으나 그들의 고달픈 야생의 삶은 여전했다. 얼어 붙은 밥을 새로 끓여 먹이고 막내의 진물이 나는 눈의 치료를 위해 소염제와 기생충약을 녹여 밥에 적당한 비율로 먹이기 시작했다. 어미는 전 보다 밝고 행복해 보였지만 지쳐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는 새끼를 데리고 나가 사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철부지 아이들은 뛰어노는 폼이 나무를 성큼 올라가는 민첩함에 감탄을 자아냈다. 잘 커가는구나. 나도 행복했다. 그러다 또 서울을 가야만 하는 일이 생겨 바리바리 먹을 것을 놓아두고 어미에게 당부하며 떠났다 ........가 생각보다 길어진 외유, 돌아와 보니 아무도 없었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내 집에 불이 켜진 것을 보고 밤 ..

들고양이 친구와 아가들(3)

​갑작스런 일로 나는 또 서울에 가야해서 닭을 잘라 넣어주고 떠났다. 돌아오니 사료는 남아있지만 막내 (엄마와 판박이 그리고 가장 작고 약체인 녀석) 눈이 짓물르고 연탄광에서 나온 듯 시커먹게 더러워진 녀석들. 수컷이 와서 음식을 몽땅 쳐드시고 가고 그때마다 모두 도망갔다 밤이 되면 다시 집으로 오곤하는데. 동네 사람들 말에 의하면 수컷녀석이 어린 다른 수컷을 죽이고 쫓아낸다고 하니 그가 나타나면 창 옆에 썩어가는 모과를 두었다 정통으로 때려줌. 잘 안맞지만 말이다. 이제 석달이 되었는데 너무 춥다. 당분간은 닭을 삶고 밥을 지어 주니 좋은 시간. 어차피 때가 되면 떠날 것 같다. 무릇 지구상의 사랑의 개념은 어미에게 아직은 남아있는데 자식을 살해한 뉴스를 볼 때마다 난 다리를 절룩이며 새끼를 돌보기 위..

들고양이와 친구되기(2)

그리고 며칠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아서 잊혀져 간다고 할까 하는데 아랫집 아주머니가 " 산속 하수구 속에 새끼 낳은 고양이가 있던데......" 하는 것이었다. 오호라 살아있구나. 오 다행이다. 헌데 어떻게 젖을 먹일까? '집에 가끔이라도 오니라' 하며 잠시 마음으로 그녀에게 말을 전해 보았다. 다음날, 아침이 밝아오고 창가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창문을 여는 순간, 바로 아래 아주 조신하게 그녀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오 마이 갓, 왔구나!" 아주 조용히 내 눈을 보며 "야옹" 하는데 너무 감격스러웠다. 미친듯이 밥을 먹고는 또 절름거리며 뜨거운 태양빛 아래로 쏜 살 같이 산 아래로 내려갔다. 다음날도 고양이는 아침 8시면 어김 없이 창밖에서 나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젖을 먹이려면 하루 두번은 ..

가물치 연못

가물치가 잘 자라서 5월이 되니 40센티가 넘는 아가들이 되었다. 1가물치의 성장 연못이 작아서 이들은 드디어 경쟁을 시작했다. 네마리 중에 한마리가 큰 녀석들에게 치여 가까이 오는 것이 힘들어 보였다. 영역 생물이라 각자 숨어 있는 장소가 달라 예민해진다. 부족하지 않게 먹이를 주고, 작은 아이는 따로 만나 급식. 자세히 보니 수컷과 암컷이 짝이되어 사이좋게 노닐다 연못 물위에 집을 짓고, 알을 낳다 알에서 깨어난 아가들을 수컷이 한달 동안 데리고 다니며 돌보는 장면. 암컷은 시간 날때 ........ 가끔 돌보는 흉내 만 낸다. 그러다 보니 다른 두마리 가물치가 가까이 오면 공격. 무섭게 순식간에 물어 제끼니까 두마리는 숨을 죽이고 구석에 숨어 있다. 내 발 자욱 소리가 나면 몰래 몰래 왔다 자기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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