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처벌하지 않는다
신학교 때의 일이다.
내가 늦게 신학교에 가는 바람에 대부분 신학생들의 나이는 나보다 10살 이상 어렸다.
또한 유아영세자들이 대부분이라 천당 지옥 교리를 그대로 믿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그들에게 누가 천당에 가 있겠으며, 너는 천당에서 그들과 영원히 살 자신이 있느냐 물어본 적이 있다.
이 말을 이해하는 신학생은 보이지 않았다.
당시 나는 누구도 지옥으로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이 세상에서 그렇게 손가락질 받으며 처벌과 멸시와 공포 속에 살았는데 그들을 또다시 처벌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것도 영원히. 물론 이중처벌이다.
만약 예수가 그런 결정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나보다도 못한 사람이 아닌가.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본 것이다.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들을 먼저 천당으로 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형평성에도 맞다.
사랑은 처벌하지 않는다.
그리고 더 나아가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고 또 행복도 주고 싶어 한다.
이 말은 그대로 믿어도 좋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처벌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두가 행복의 문을 열 때까지 무한히 기회를 주시는 분이시다.
이를 믿는 사람만이 참신앙인이다.
사랑은 호흡과 같은 것
참사랑이란 자기사랑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기사랑의 시작은 구도로부터 출발한다.
참나를 찾는 내면으로의 여행이 명상이다.
석가모니불은 무아를 참나라고 한다.
남녀 간의 사랑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성애 또는 정이라고 해야 한다.
사랑이 점점 자라면 이웃, 더 나아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다가 이 사랑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물론 원수에게까지도 뻗치게 된다.
예수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한 것은 바로 자신의 상태가 그렇기 때문이다.
이 사랑은 결국 동식물은 물론 광물, 나아가 우주 전체에 이르게 된다.
우주 전체와 사랑을 주고받는 상태를 깨달았다고 하며 그런 상태에 있는 사람이 깨달은 사람이다.
붓다가 우주와 주고받는 호흡과 같은 것이 사랑이요 자비다.
그러면서 붓다는 우주와 희열과 지복을 교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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