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닫고 한동안 허전함을 채운다. (호사이) 거미는 거미줄 치고 나는 나를 긍정한다. (산토카) 오늘 만은 사람도 늙는 듯 하네 초겨울 비 (바쇼) 첫 겨울비 원숭이도 도롱이를 쓰고 싶을 듯 하네 (바쇼) 툇마루 위에 어디선가 떨어져 온 꽃 잎 있네 (교시) 굴을 나오고 있는 뱀을 보고 있는 까마귀 (교시) 도토리 한 알 자신의 낙엽에 파묻혀 있네 (스이하) 꽃에 물든 마음 만 남네. 전부 버렸다 생각한 이 몸 안에 (사이교) 동백꽃 떨어져 어제 내린 비를 흘리네. (부손) 책상의 한쪽 다리가 짧다. (호사이) 내 얼굴에 들어 있는 작은 거울을 사서 돌아왔네. (호사이) 가을은 깊어져 나비도 핥고 있어 국화의 이슬. (바쇼) 곧장 가라고 백치가 알려주는 가을 길. (구사타오) 사립문에 자물쇠 대신 달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