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재밌는 전자책/하이쿠모음

하이쿠 사랑 -홀로 걷는 길 중에서

리라568 2023. 9. 2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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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하늘이

땅의 꽃으로 내려 온

백일홍 

(교시)

 

산을 씻는 비

허나, 색 없는 

가을의 비

(아키나리)

 

 

꽃 다 지고

대나무 보는 처마의

평온함이여

(샤도)

 

 

우물의 어둠 속에서

내 얼굴을

찾아낸다.

(호사이)

 

 

기침이 계속

등 두드려 줄

사람이 없네

(산토카)

 

 

 

개미를 죽이다

아들 셋에게

들켜 버렸네

(슈손)

 

 

색이 묻는구나

두부에 떨어진

옅은 붉은 단풍

 

(바쇼)

 

 

지진 난 줄 모르고

깜빡 잘 자다.

봄날 저녁

(헤카고토)

 

 

색연필의 파란 색을

조용히

깎고 있다.

(호사이)

 

 

씨앗을

손에 쥐면 생명이

속살거린다.

(소조)

 

 

전부 잃어버린

손과 손이

살아서 맞잡는다.

(세이센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