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재밌는 전자책/하이쿠모음

하이쿠 모음 - 호사이,산토카,바쇼,교시,스이하등

리라568 2023. 9. 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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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닫고

한동안 허전함을

채운다.

(호사이)

 

 

거미는 거미줄

치고 나는 나를

긍정한다.

(산토카)

 

오늘 만은

사람도 늙는 듯 하네

초겨울 비

(바쇼)

 

 

첫 겨울비

원숭이도 도롱이를 

쓰고 싶을 듯 하네

(바쇼)

 

 

 

 

툇마루 위에

어디선가

떨어져 온 꽃 잎 있네

(교시)

 

 

굴을 나오고 있는

뱀을 보고 있는

까마귀

(교시)

 

 

도토리 한 알

자신의 낙엽에

파묻혀 있네

(스이하)

 

 

꽃에 물든 마음 만 남네.

전부 버렸다 생각한

이 몸 안에

(사이교)

 

 

동백꽃 떨어져

어제 내린 비를

흘리네.

(부손)

 

 

책상의 한쪽

다리가

짧다.

(호사이)

 

 

내 얼굴에 들어 있는

작은 거울을 사서

돌아왔네.

(호사이)

 

 

가을은 깊어져

나비도 핥고 있어

국화의 이슬.

(바쇼)

 

 

곧장 가라고

백치가 알려주는

가을 길.

(구사타오)

 

 

사립문에

자물쇠 대신

달팽이를 얹어 놓았다.

(잇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