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재밌는 전자책/하이쿠모음

하이쿠 사랑(전자책) 중에서 - 하진,

리라568 2023. 12. 2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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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세상이 

나를 받아들일 줄

미쳐 몰랐네

(하진)

 

죽음을 맞이하며 쓴 시

 

 

새해의 첫날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다

그냥 인간일 뿐

(시키)

 

 

 

뒤에서부터

불어오는 가을 바람

들풀 속에서 

(스이하)

 

 

재 집은 너무 작아

내 집에 사는 벼룩들도

식구수를 줄이네

(잇사)

 

 

날아가는 

가을바람이 학을

걷게 하네

(이시다 하쿄)

 

쇠약해진 자신을 학에 비유한 시

 

 

밭 주인이 

허수아비 안부 묻고

돌아오네

(부손)

 

 

이슬 방울 방울

하릴없이 덧 없는 세상

씻어 내리라.

(바쇼)

 

 

달빛 아래에

의자 하나를

내려 놓는다.

(하시모토 다카코)

 

남편의 제사날에

 

 

가는 봄에

새는 울고 

물고기 눈엔 눈물

(바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