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자유 (책) 중에서 - 무당체질
나의 몸과 마음을 다른 인격체가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하는 사람을 무당체질이라 한다.
만약 신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면 그는 예언자인 것이다.
누구나 무당 기질은 있다.
그래서 집안에 강도가 들면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고 얼어붙는 것이다.
독서도 저자나 역자의 분위기에 젖어 보자는 시도이다.
물론 어느 단체나 단체장의 기운을 그대로 받게 되어 있다.
기독교에서는 성령을 받고자 열심인데 이것은 예수의 기운을 받아 그런 분위기에 젖어 보자는 운동으로 보면 될 것이다.
이들 모두 자기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안 될 때의 시도이다.
그러므로 참나에 도달한 사람은 성령을 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
나의 몸과 마음을 신이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하는 것과 내가 신이 되어 활동하게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즉 무당체질인 경우는 지속성이 결여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칼릴 지브란은 무당체질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후속작품이 별로 신통치 않은 것이다.
자기만의 길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도에 이르는 길은 어렵지 않으니至道無難, 다만 가려서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唯嫌揀擇.
이는 신심명信心銘의 시작하는 글귀이다.
오는 대로 일어나는 대로 다 받아들이면서 살라는 뜻인가?
나는 그렇게 해석하지 않는다.
마음은 선택하고 판단하느라고 바쁘다.
그렇다고 잘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와는 반대로 의식은 이미 길이 정해져 있는 것 같은 외골수 길을 간다.
이는 전체적인 시각이 이미 정해져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도란 전체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이다.
이때는 자기만의 길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걷게 된다.
그래서 의식이 택하는 길이란 마음의 입장에선 어찌 보면 가장 선택적인 길이 된다.
결국 도란 의식이 보면 가장 무선택의 길이지만 마음의 눈으로 보면 가장 선택적인 길이다.
그래서 가장 고집이 센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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