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 여자 혼자 그것도 나이가 꽤 있는 사람이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한달 내내 내가 만나는 사람은 두번 오는 택배 아저씨.
3년 전에 이곳에 터를 잡을 때는 허허벌판인데다 논이었던 곳이라 삽이 들어가지 않는 땅이었다.
잔디를 심고 아빠와의 추억이 있는 장미와 포도 등을 심었는데
사과와 배와 자두 그리고 포도가 주렁주렁 열리고
꽃이 피어오른다.
집을 잠시 떠나 아들이 있는 서울로 왔다.
아들의 생일을 축하하고
깐느영화제 드라마 부분에서 한국 최초로 각복상을 탄 그를 축하해 주기 위해.
지독한 가믐이 작년 부터 계속 되고 있다.
마침 아랫집 아랫집 사는 지인의 전화.
"음.... 미안..... 꽃이 피었나 궁금해....."
3년 전에 나의 딸이 마음에 든다고 심어 놓은 작약에 꽃봉우리가 맺여 드디어 너를 만나는 구나 했는데
아쉽게도 이런
꽃이 피기 전에 서울로 와야 했으니
동영상에 마지막 찍힌 녀석이 바로 그 작약.
들고양이 세마리가 이제서야 우리집을 자기 집처럼 즐기며 평화를 만끽하고 있는 중.
사료와 닭을 제법 놓고 왔는데
깡패 고양이들이 자주 출몰해서 밥을 빼앗고 물어뜯곤 하는데
잘 지내고 있나? 궁금하다.
이세마리 아가(?) 고양이는 작년에 다리를 절던 어미가 남긴 녀석들이다.
그 어미는 그 후로 보이지 않는다.
야생에서 물도 없이 겨울을 나는 것은 그들에게는 아주 힘든 일이라 하고 3년 정도 사는 것이 평균수명이라니
아마도 죽은 것 같기도 하다.
한번도 나의 집에 오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인데
창밖에 하염없이 조용히 기다리다 창문을 열면 "야옹" 나즈막히 속삭이다시피 하던 그녀가 보고 싶다.
아몬드 나무에 올라가 노는 아가..... 그들이 보여주는 세계는 인간의 것 보다 단순하고 순수해 아름답다.
인간이 싫다면 혹은 삶에 좀 지쳐서 사는게 영 재미가 없다면
자연이 주는 침묵과 사나운 바람 작열하는 태양
그 안에 살아내는 생명을 배울 기회가 필요하다면
산속에서 혼자 사는 것은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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