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며칠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아서 잊혀져 간다고 할까 하는데
아랫집 아주머니가 " 산속 하수구 속에 새끼 낳은 고양이가 있던데......" 하는 것이었다.
오호라 살아있구나. 오 다행이다. 헌데 어떻게 젖을 먹일까?
'집에 가끔이라도 오니라' 하며 잠시 마음으로 그녀에게 말을 전해 보았다.
다음날, 아침이 밝아오고 창가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창문을 여는 순간,
바로 아래 아주 조신하게 그녀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오 마이 갓, 왔구나!"
아주 조용히 내 눈을 보며 "야옹" 하는데 너무 감격스러웠다.
미친듯이 밥을 먹고는 또 절름거리며 뜨거운 태양빛 아래로 쏜 살 같이 산 아래로 내려갔다.
다음날도 고양이는 아침 8시면 어김 없이 창밖에서 나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젖을 먹이려면 하루 두번은 와야는데. 밤에 한번 더 오지.....'했더니
다음날 부터는 밤에도 창밖에서 기다리곤 하였다. 닭을 삶고 밥을 넣어 주면 60점. 생닭을 주면 90점 , 미꾸라지 날것을 주면 100점 인 그녀의 입맛이 저렴해지길 기다리며. 매일 늘어나는 식사량을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그녀는 내 성격을 잘 이해해 주었다
내가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주고, 쓸데없이 시끄럽게 야옹거리지 않을 뿐 아니라
게다가 그녀가 온 것을 느낌으로 알게 도와주었으니.
서울에 열흘쯤 떠나야 했을 때
멸치 한박스, 사료, 그리고 간식을 두고 떠났었다.
그녀는 살아있을까?
동네 깡패인 그녀의 남편이 자주 출몰하여 그때마다 이상한 신음소리로 나를 불러 내쫒아 주곤 했는데.
서울에서 돌아온 날 그녀는 내 집에 불이 켜있는 것을 발견하고 밤 12시에 조용히 창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특식을 주니 내 주변을 돌며 어찌나 기뻐하던지.
그러나 '예야 난 지독한 고양이 알러지란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아기들 크면 데리고 와.'
두달이 된 늦가을 어느날,
아침에 역시 창문을 여니
쏙 쏙 쏙 쏙 네마리의 고양이가 내가 만든 어설픈 집에서 튀어나왔다.
아빠를 닮은 첫째 누렁이, 막내는 엄마와 판박이 인 네명의 아가들은 천사 같았다.
그러나, 어찌나 경계가 심한지 .......
열흘이 지나자 엄마처럼 가까이 다가온다.
유난히 작고 유약한 막내가 잘 살아내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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