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이 물리적 거리로 따진다면 모자의 사이보다 더 가까운 사이는 없는 것 같다. 어머니 뱃속에 들어 있었으니 말이다. 다음으로는 부부사이이리라. 그러나 인간 사이 거리를 측정하는 또 다른 요소로는 심리적인 거리가 있다. 얼마나 뜻이 통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동지同志라든지 동기同氣따위가 그것을 말해준다. 그렇지만 가까운 사이가 되면 우정이 싹트거나 사랑이 생길 것이라고 보지 말아야 한다. 단지 가까워짐에 따라 서로의 내면 상태를 나타낼 기회가 늘어날 뿐이다. 다음으로 가까운 사이란 존재로의 여행에 도움을 주는 사이이다. 또한 이것만이 진정한 우정이다. 이는 보살피되 절대적인 자유를 주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모든 것에 스며있는 것이 존재가 아니던가. 그러므로 존재하면 할수록 둘 사이의 거리란 있을 수..